[33주6일차] 달라진, 나
사진을 남겨둔다.
다음달이면 우리 애기가 태어난다.
열 달 동안 품고 함께 느끼며 생활했던 시간이, 다음달이면 독립된 존재로 세상에 나오니까.
내 피부, 내 몸 안에 있는 이 아이도, 이 아이를 품고 있는 지금의 나도. 기록한다.
많이 달라졌다. 임신 전의 내 모습이 아득하게 낯설게 느껴진다. 불과 1년 전 모습인데. 9달 사이에 16kg이 쪘다. 1년 사이에 이렇게 내 모습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느끼고. 숫자 하나하나에 민감하던 내가 10kg을 넘기고, 15kg을 넘기는 순간. 그리고 카메라에 담긴 내 모습에 사라져가는 턱라인과 일체되어가는 목을 보면서..
다리를 편하게 다루지 못하고, 그렇게 걷고 싶지 않은데 어쩔 수 없이 뒤뚱거리며 걷는 내 모습을 보면서. 손을 등 뒤로 짚어야만 걸음이 좀 더 가벼워 지는걸 보면서. 자궁이 내려와서 배를 받치고, 엉덩이가 벌어져서 엉덩이를 받치고, 나 이상해보여? 라고 묻는걸 멈출 수는 없지만. 이런 질문 조차도 조금은 덜 물어보게 되고.
살이 튼걸 발견하고 놀란 마음에 찔끔 흘렸던 눈물도 잠시, 이내 적응하고 모든걸 내려놓은 마음으로 남편에게 로션과 오일을 주면서 꼼꼼히 발라달라던 마음으로.
변해가는 몸을 보면서 스스로 거울 보기 두려웠던 마음에서, 자다 깨다를 반복하며 신나게 또는 뭉기적 움직이는 태동에 사랑스러움을 더 크게 느끼면서.
한두달에 한번씩 보는 아이 초음파에 글을 쓰는 마음도, 건강하게 만나자! 라고 가볍게 마무리 하던 인사가, 이주에 한번으로 줄어들면서 더 자주 보게 되었음에도, 점점 더 오래동안 알고 지내온 친구에게 적는 편지처럼. 벅찬 마음을 적어내려가고 마무리하는 편지같이 애틋해지는 것이.
깊어지고, 다른 것이 중요해지는 걸 느낀다.
현재 상태 같은 순간에 그치는게 아닌,
우리의 미래에 있을 나란 사람에 대한 생각.
변한건 내 모습, 그리고 훨씬 더 많이 변할 내 모습, 그리고 그런 나와 함께 이 순간들을 느끼고 나누며 나아갈 나의 배우자. 그런 우리를 세상으로 여기며 자라날 우리 아기.
그 세상을 단단하게 짓고자 하는 마음.
이 깊어지는 시간.
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