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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커피업에 들어왔다.
프랜차이즈 회사지만, 검은 메뉴판 위에 커피 메뉴가 비교적 단순해보이고. 직원들의 유니폼이. 태도가. 어쩐지 격식을 차린것처럼 보여서.
어쩐지 멋있어보여서. 그 카페에 있을때 어쩐지 기분이 좋아서.
어쩌다가. 그 회사에 들어갔다.
많아봐야 10명 정도 되는 인원의 작은 회사들만 다니다보니, 중견기업 정도라면, 회사가 망하지않을까? 라는 두려움은 없겠다 싶었다.
2018년 4월에 들어와서, 2019년, 2020년, 2021년 9월까지. 3년 6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지금 생각해보니 아, 너무 아까운 시간이다.
완전히 다른 일을 하다가 카페에 들어가보니, 꽤 재밌었다.
팀원들을 교육시키고 발주를 하고. 재료를 손질하고.
정해진 메뉴얼대로 행동하는.
진급을 하는. 그런 회사생활이.
그때의 나는 회사원이 되고 싶었던걸까?
그러면 5년 후에는, 10년 후에는 어떻게 살고 있을건데?
한 회사에서 뼈를 묻을건가?
이 지점. 그려지지 않는 미래지만, 어떻게든 회사가 나를 자르지는 않을거라는 안정감 때문에.
이 고민이 부족했다.
이곳에서 차차 진급하다보면, 조금씩 월급이 오르고. 그렇게 돈을 모아가는 직장인이 되어있을테니까.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이래봬도 카페에서 일하는 사람인데! 하며 커피를 매일 다루고 있으니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고,
커피 업계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관심은 없었지만, 성실하게 일했고 진급도 했으니,
수많은 다른 커피 회사들? 맘만 먹으면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현실은?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면, 바리스타는 전문직과 서비스직 그 두가지를 모두 갖춰야 하는 직업이지만.
그 두가지 모두 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애매한 중고 신입이었다.
직급이 생기고 난 후로는 리더십 정도는 인정 받을 수 있겠지만. 전문성이 없는 리더십? 그마저 미미하다.
일상이 신입들 교육, 물건발주, 메뉴열대로 커피 내리고 음료 만들고. 청소. 청소. 청소. 그게 전부니까.
단순하고 회사 메뉴열대로 행동하니 다른 회사에 들어간다해도 똑같은 신입일 수 밖에 없다.
이 현실은 불행하게도 3년 6개월을 보낸 후, 이직한 지금의 회사에 들어오고 난 후 알게됐다.
그나마 다행인건 그래도 3년 6개월 후에 끝이 났다는 것.
안일하게 보낸 그 시기에 끝을 낼 수 있었던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갖췄다고 생각한) 나와 새로 입사한 근태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일에 대한 책임감이라곤 추호도 없는 어느 직원이. 결국 한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이고. 여기에 오는 모든 손님들은. 그렇게 나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 지금들어 생각해보면 그 직원에게 고맙다고 인사라도 해야할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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